췌장암은 5년 생존율 12.2%에 불과한 무서운 암입니다. 이렇게 치명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췌장의 위치와 역할
췌장은 명치끝과 배꼽 사이 상복부에 위치한 일종의 소화기관으로 각종 소화 효소와 인슐린을 분비하여 장내 음식물은 분해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췌장은 십이지장과 연결되어 있어 분비된 소화 효소는 십이지장으로 배출되고 위에서 내려온 음식물들과 섞입니다. 췌장은 해부학적으로 두부(머리), 체부(몸통), 미부(꼬리)로 나누어집니다. 두부는 담관과 연결되어 있어 두부에 췌장암이 발생하면 담관이 막히면서 황달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미부는 비장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소장과 대장의 일부에 혈액을 공급하는 상장간막동맥은 대동맥으로부터 나누어져 췌장과 인접해 주행합니다.
췌장에 발생하는 종양은 인슐린 등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세포에서 발생하는 종양(5~`0%)과 소화 효소의 분비와 관련된 외분비 세포에서 기원하는 종양(90%)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췌장암의 원인
췌장암은 50세 이상의 고령 남성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70세 이상이 되면 1년 사이에 약 1,000명당 1명 비율로 발생합니다. 췌장암의 원인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 흡연(30%)
- 고열량 식사(20%)
- 만성 췌장염(4%)
- 유전적 요소(10%)
췌장암이 악성인 이유
-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장기 주변에 중요한 혈관으로 전이가 잘됩니다. 그래서 진단 당시 3~4기인 경우가 80%입니다.
- 조기에 발견해 수술이 가능하더라도 합병증이 많으며, 수술을 해도 췌장이 잘 아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수술 후 회복이 더디다 보니 항암치료가 늦어지거나, 항암치료를 못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 췌장암 조직 특성상 항암제 침투가 잘 안 됩니다. 또한 췌장암에 특화된 항암제가 적습니다.
- 재발이 잘 됩니다. 수술 후 1~2년 안에 절반 이상의 환자가 재발합니다.
증상
- 췌장 머리에 암이 생기면 담관이 막혀서 얼굴이 노랗게 변하고 소변 색이 진해지는 황달 증상이 나타납니다.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은 담관을 통해서 내려가야 하는데 내려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관이므로 당뇨병이 갑자기 생기거나 혈당 조절이 안 되면 한 번쯤은 췌장암을 의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 췌장암은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소화가 잘 안 된다거나 배가 아프다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속이 거북하다고 호소하기도 합니다.
- 췌장 물혹이 암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췌장 물혹이 발견된 사람은 추적 관찰을 잘해야 합니다.
진단
문제는 확실한 조기진단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복부 초음파, 복부 CT, 내시경, 혈액검사 등 무엇하나 확실하게 췌장암을 조기진단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나마 복부 CT가 췌장암을 가장 잘 보는 검사지만, 방사선 피폭의 문제가 있어 일반인을 대상으로 췌장암 조기 발견을 위한 검사로 시행하기는 어렵습니다. 건강 검진을 하다 우연히 발견되는 운 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허리 수술하려고 복부 CT를 찍다가 우연히 발견되거나, 위암. 대장암. 유방암 수술 환자가 추적 정기 검사를 받다가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기 진단을 위한 선별 검사 방법에 대해서는 계속 연구 중입니다. 췌장암 의심소견이 있으면 정밀 진단을 위해 복부 CT의 단층 간격을 3~5mm로 줄여 찍으며, 내시경 초음파도 병행합니다. 내시경 초음파는 내시경 끝에 달린 의료기기로, 내시경이 위로 들어간 다음에 위에서 초음파를 통해 췌장의 모양을 살펴봅니다. 내시경 초음파 검사 중에 췌장의 조직 일부를 떼 조직 검사도 할 수 있습니다.
치료
췌장암 1~2기는 수술이 가능합니다. 2~3기 초는 수술은 가능하지만, 수술 결과가 좋은지 확실하지 않아 환자 개별 상황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집니다. 3~4기는 항암치료가 주요 치료법입니다. 모든 암이 그렇듯이 췌장암도 수술해야 완치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현재 췌장암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10~5% 정도 되는데, 조기 진단을 통해 수술이 가능한 환자를 빨리 찾아내는 것이 생존율을 높이는 주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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